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파리 기자회견 전문과 일문일답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파리 기자회견 전문과 일문일답
“당당하게 검찰 수사 응하겠다”
24일 귀국
한불통신-ACPP 2023-04-23 )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중심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한국으로 조속히 귀국해 당당히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프랑스에 머물러 온 송 전 대표는 이날 프랑스 시간으로 오후 4시께, 한국 시간으로 오후 11시께 파리 3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송 전 대표가 낭독한 A4 용지 4장 분량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먼저 2년 전 전당대회와 관련하여 돈 봉투 의혹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세력도, 계보도 없는 저 송영길 당선을 위해 자신의 돈, 시간, 정성을 쏟아 자발적으로 힘 모아 주신 의원님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사상 최대 무역 적자와 갈수록 어려워지는 서민 경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 전쟁으로 옮겨 붙을지 모르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서민 경제를 지키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 나가야 할 민주당의 할 일이 태산입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터지게 되어, 더욱더 전 당 대표로서 뼈아프고 통절한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의원 여러분, 당원동지들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사태는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송영길 캠프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전적으로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적 사실 여부 논쟁은 별론으로 하고, 일단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저를 도와준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많은 억측과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당당하게 돌파해 나가겠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저는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 당선을 위해 정권교체 프레임을 정치교체 프레임으로 바꾸어보고자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대선 기간 중 다리 인대가 끊어지고 망치 테러를 당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뛰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를 미련 없이 사퇴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 당의 총력 대응을 위해 국회의원도 사표 냈습니다.
저를 5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아 주신 존경하고 사랑하는 인천, 계양구 주민들과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당 대표, 국회의원, 지역구 위원장도 아닌데 제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책임질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제가 당 대표 시절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실태 조사와 관련하여 논란이 된 12명 의원님에게 부동산 문제로 민심이 돌아선 국민 마음을 돌리기 위해 탈당을 권유한 바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 우상호 의원을 비롯한 12명의 의원에게 가혹한 요구한 바 있습니다.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고 의혹을 깨끗이 해결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마음의 상처받으면서도 당을 위해 부담을 감수하고 고군분투하여 이겨내신 12분의 의원님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같은 원칙은 저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에 누를 끼친 책임을 지겠습니다.
1997년 민주당 인천시당 정책실장으로 입당한 이후 26년 동안 한길로 함께 해온 민주당입니다.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한 수단으로 입당한 당이 아닙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의 한반도 평화 정책을 강력히 지지하여 힘을 보태기 위해 변호사 시절 인천시당 당직자로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정치 시작 후 한 번도 당을 이탈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결단하겠습니다.
저는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 탈당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민주당 상임고문도 사퇴하겠습니다.
국회의원, 지역위원장도 아니고 당원도 아닌 국민의 당 한사람으로서 당당하게 검찰의 수사에 응하겠습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당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은 단순한 정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를 지키는 보루였습니다.
민주당은 저의 탈당을 계기로 모든 사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자신 있게 대응하여 국민의 희망으로 더욱 발전해가기를 기원합니다.
검찰 소환도 없지만 가능한 한 빨리 귀국하여 검찰 조사에 당당히 응하고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습니다.
저는 파리에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그랑제콜 ESCP 방문 교수로 계약하고 파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1일 도착해서 한 달간 준비 작업을 했습니다.
우리 국가의 미래 문제인 핵융합에너지, 원전 폐기물 처리저장, 사용후 핵연료재처리, 기후 위기,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열심히 현장 인터뷰를 하고 밤을 새워 자료를 읽고 분석해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국 전쟁을 비교 연구하는 강연, 기고, 토론 등 통해 평화적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올해 말 파리에서 결정될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해왔습니다.
파리 그랑제콜인 파리경영대학 ESCP에서는 저에게 연구실과 급여를 제공하고 파트너 교수를 지정하여 저의 연구 강연 활동을 열심히 도와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ESCP 프랭크 브루누아 전 총장과 레옹 라울루사 총장, 저의 파트너 교수인 맥심 르페브르 교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엘리제궁 초청으로 마크롱 대통령 면담, 상원·하원 의원들 면담, 핵폐기장 뷔르 방문, 프랑스 양육·보육시설 현장점검, 프랑스 정부 외교부 책임자들과 난상 토론, 프랑스 학술원 초청 토론, 시앙스포 특강 등 수많은 프로그램 성실히 이행했습니다.
다음 달에도 ESCP 베를린 대학, 로마 대학 등을 순회 방문하고 많은 정치인, 싱크탱크 관계자들과 만남이 준비돼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과 중국 상해교통대학이 공동 투자해서 설립한 세계적인 MBA 대학인 CEIBS에 유럽 측 이사로 추천돼 선임 통보를 받았습니다.
EPCP 학교와 방문 교수 계약 기간은 6월 말까지입니다.
저는 작년 12월 1일 출국할 때 7월 4일 귀국 항공권도 발급해 놓았습니다. 이제 두 달이 남았습니다.
저의 26년 정치 생활에서 처음 갖게 된 유럽에서 연구, 강의 활동을 다 마치고 갈 생각이 강했습니다.
검찰이 소환도 하지 않는데 귀국해야 하는가 고민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중요 쟁점이 되고 연일 언론에 보도되어 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더 제가 이곳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 미리 잡아 놓고 그동안에 레옹 ESCP 총장님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저를 믿고 문제를 잘 해결해서 조속히 파리로 다시 돌아와 일정을 마쳐달라는 고마운 말씀을 들었습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저와 함께한 교수님들, 저를 격려한 정치인들과 면담, 전화 등으로 인사를 드리고 귀국 준비를 하겠습니다.
제가 귀국하면 검찰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자세한 법률적 사안은 귀국해 언론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말씀드릴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일문일답]
‘돈봉투 몰랐나’에 “그렇다
캠프 일 일일이 못 챙겨”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때”
‘보고 받은 기억 전혀 없나’ 묻자 “예, 그렇다”
‘정치탄압이라고 보나’엔 “할 이야기 많지만 사죄하는 자리, 오늘은 발언 않겠다”
기자회견 강행에 “분명한 설명하는 게 제1당 대표 한 사람의 도리”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중심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한국으로 조속히 귀국해 당당히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프랑스에 머물러 온 송 전 대표는 이날 프랑스 시간으로 오후 4시께, 한국 시간으로 오후 11시께 파리 3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민주당에서 들어와 직접 진상을 밝혀달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밝혀주실 생각인가.
▲ 오늘 기자회견은 저의 정치적 책임, 총괄적 책임을 밝히고 조기 귀국 의사를 밝히면서 그 책임의 일환으로 26년 사랑하는 민주당을 떠나는 결단을 표시하는 자리다.
제가 지난번 한 방송사와 인터뷰 때 약간 오해가 있었던 게 뭐냐면 제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적 일탈에 대해 감시·감독 못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는데 이것을 갖고 일부 언론이나 국민이 봤을 때 당대표를 한 사람이 무책임하다, 이런 평이 있었다.
그 때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이 안된 것 같다.
다시 말씀드리면 그 때는 이정근 전 부총장이 박모라는 사업가와 본인은 지금도 개인적인 채권 채무 관계를 주장한다.
알선 수재 혐의로 1심에서 실형 4년 6개월이 선고된 날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 제가 물론 아직 항소심 재판이 남아있지만, 죄송하다는 말씀을 한 것이다.
이 돈봉투 논란, 전대 논란은 별개의 말씀이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이 전체에 대해서는 총체적 책임을 지고 구체적 사안은 귀국해서 하나하나 점검하고 대응해 가도록 하겠다.
아마 당에서 어떤 조치가 있을지, 제가 귀국하면 당의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겠다.
— 녹취록에 직접 돈봉투를 조성하고 꾸리는 정황이 드러났는데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해명할 계획인가.
▲ 말씀드린대로 모든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여기서 논박을 벌이면 논란이 되기 때문에 돌아가서 하나하나 설명을 드리겠다.
— 검찰에서 과도한 수사를 한다고 했는데 정치탄압이라고 보나.
▲ 그 문제는 제가 여기서 오늘은 발언하지 않겠다.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많지만 오늘은 저의 책임을 국민 앞에 토론하고 사죄하는 자리다.
돌아가서 하나하나 점검해서 대응하겠다.
— 당내에서 극단적으로는 (송 전 대표를) 잡아와야 한다는 강경한 발언이 나오는데.
▲ 충분히 의원님들의 그런 심정은 이해가 된다.
그래서 조기 귀국해서 책임을 지고 사태를 해결해 가겠다.
— 유인태 고문은 정계 은퇴까지 이야기했는데.
▲ 저는 정치를 직업이나 생계로 하지 않았다.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학생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이라는 사명을 갖고 있다는 말씀만 드리겠다.
— 이재명 대표랑 통화 30분 했다고 했는데 어떤 말씀을 나눴는지. 이 대표가 조기귀국하라고 했는데 섭섭하지 않았는가.
▲ 제가 당대표 입장이라도 얼마나 곤혹스러운 상황이겠는가.
기자회견문에서 말씀드린대로 이 대표와 지도부, 의원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께 여러가지로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리겠다.
이재명 대표와의 통화 속에서는 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설명을 했다.
이 대표의 입장을 서로 듣는 시간이었다고 말씀드리겠다.
기자회견을 하라 말아라.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저는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나가고 들어가고, 무슨 일을 하고 안하고 할 때 분명하게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고 페이스북에 공개하고 투명하게 행보를 해왔다고 생각을 한다.
제가 파리에 놀러와 있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 대사의 추천으로, 공식적 학교와 계약을 맺고 와있는 기간인데 그냥 소리 없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왜 그런지 분명한 설명을 하는 것이 현역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제1당의 당 대표를 한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 돈 봉투 의혹 관련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예전 발언을 계속 유지하나.
▲ 예, 그렇다. 이 문제는 돌아가서 하나하나 점검하겠다.
— ‘그렇다’는 것은 ‘여전히 잘 모른다’는 입장을 유지한다는 뜻인가.
▲ 일정표를 받아서 보니 제가 (2021년) 4월 15일에 당대표 출마회견을 했더라.
그리고 4월18일부터는 후보 등록 이후에 전국 순회강연, TV 토론, 3명의 후보와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다닐 때였다.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던 사정을 말씀드린다.
— 윤관석 의원,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관련해서 보고 받은 기억이 전혀 없나.
▲ 예, 그렇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다시 한번, 사실 제가 우리 민주당 역사에서 양대 계보가 아닌 제3의 계보인 사람이 당 대표가 된 것은 처음 있는 일 아니었나. 어려운 선거였다.
그러나 제가 3번 출마했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계속 앞서 있었고, 그래서 나머지 두 후보 분이 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의 상황이었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말 자신의 돈과 시간을 내서 저를 도와 주신 전국의 당원, 의원 동지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를 드리고 이번 일로 괜히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
— 강래구 감사가 어제 구속영장이 기각됐는데 그에 대한 입장은.
▲ 그것도 가서 보겠습니다만, 강래구 감사는 지난 총선 때 출마를 포기하고, 수자원공사 감사가 됐기 때문에 저의 전당대회 때는 캠프에 참석할 수 있는 신분과 위치가 아니었다는 점만 말씀드리겠다.
— 귀국 시점은.
▲ 저의 귀국 날짜는, 여러모로 사실 제가 아쉬움이 크지만 워낙 다른 논란이 되고 있어서 즉시 귀국하겠다.
내일 비행기표를 티켓팅을 했다.
내일 저녁 8시 아시아나 비행기로 출국을 해서 월요일 오후 3시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당당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
다시한번 국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 내일 출국했다가 다시 (프랑스에) 들어올 수도 있나.
▲ 모르겠다.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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