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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제2경인고속도 방음터널 화재 사고 5명 사망 

과천 제2경인고속도 방음터널 화재 사고 5명 사망

송고시간 2022-12-29 19:01

한불통신-ACPP) 경기남부경찰청은 29일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 사고 수사를 위한 수사본부를 편성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남부청 수사부장과 자치경찰부장을 공동 수사본부장으로 하고, 청 형사과장, 교통과장, 과천경찰서장 등 50여 명 규모로 꾸려졌다.

처참한 화재 현장

(과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지식정보타운 부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2.12.29 xanadu@yna.co.kr

현재 경찰은 최초 화재가 발생한 폐기물 수집용 집게 트럭 운전자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30일 오전 10시 30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해당 트럭에 대해 감식을 하고, 피해자 신원 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협업해 구체적인 화재 원인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49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불이 나 터널 내부가 불길에 휩싸였다.

이 불로 5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이다.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큰 불

29일 오후 1시 50분께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부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2022.12.2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9일 오후 화재로 5명의 사망자와 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구간.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 화재, 뼈대만 남은 방음터널

 29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인근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구간이 녹아 있다. 2022.12.29 superdoo82@yna.co.kr

이 방음터널은 800여m 길이로, 과천 지식정보타운을 가로지르는 양방향 고속도로를 덮고 있다.

지식정보타운의 중심 도로인 과천대로와 교차하는 구간은 고가교 형태로 이뤄져 있다.

방음터널 옆으로는 2024년 입주 예정인 아파트와 2025년 완공되는 오피스텔 등이 다수 자리 잡고 있다.

내년 9월 완공 예정인 초·중학교 한 곳도 방음터널 인근이다.

이처럼 도심을 가로지르는 큰 도로에 방음터널이 설치되는 건 그다지 드문 게 아니다.

도로나 도시의 위치를 조정하는 것보다 훨씬 싼 가격에 소음과 분진 관련 분쟁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5년을 목표로 조성 중인 인천 용현·학익 1블록 사업 시행사는 지난 3월 고속도로 소음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자 방음터널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대규모 아파트 주변 방음터널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도 많다.

그러나 문제는 방음터널이 이름만 터널일 뿐, 안전과 관련한 규정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소방법상 방음터널은 일반 터널로 분류하지 않아 옥내 소화전 등 소방 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스프링클러 역시 설치되지 않는다.

터널 내 구간마다 환기팬은 설치되지만, 이는 차량 배기가스를 외부로 내보내기 위한 역할일 뿐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진 못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반 터널에 설치하는 환기팬은 화재 발생 시 원격 작동 제어를 통해 유독가스를 빼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방음터널에 설치된 것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음터널은 사실 터널 형태를 한 방음벽일 뿐, 시설의 안전 기준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방음터널은 국토안전관리원 기준으로도 터널에 해당하지 않아 시설물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대상에서도 빠진다.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과천=연합뉴스) 29일 오후 1시 50분께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부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2.12.2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방음터널의 소재 자체도 안전과는 거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방음터널은 철제 H빔으로 만들어진 구조체를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PC)로 덮어 만들어진다.

이 폴리카보네이트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열기에 강한 ‘방염’ 소재이지만, 불연 소재는 아니기 때문에 고온의 열이 장시간 가해질 경우 불에 탈 수밖에 없다.

더구나 플라스틱류 소재는 불이 붙으면 목재의 다섯 배가 넘는 열을 내뿜어 불이 더 빨리 번지게 된다. 또 유독가스도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방음터널 내 화재가 주변으로 확산해 큰불로 이어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8월 20일 수원시 영통구 하동 광교신도시에서 해오라기터널로 이어지는 하동IC 고가차로에서는 승용차에서 발생한 화재가 벽면으로 옮겨붙으면서 전체 500여m 구간 중 200여m가 뼈대만 남은 채 불에 탔다.

같은 해 8월 18일 동부대로(지방도 311호선) 수원 방면 4지하차도 방음터널에서는 운행 중이던 1t 화물차에서 불이 나 터널 도로 면과 벽면, 천장 방음 패널 등이 크게 훼손되기도 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방음터널은 탈출구 없이 고립돼 있으면서도 벽면으로 불이 번져 터널 내 화재보다 위험성이 적지 않다”

“주민 민원에 못 이겨 우후죽순 설치만 할 게 아니라 안전 규정을 강화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음터널 #충돌사고 #터널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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