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산업 탄소배출 규제 개편 강화
EU, 산업 탄소배출 규제 개편 강화
2026부터 ‘배출권 가격’ 韓 7배될 듯
송고시간 2022-12-18 19:54
한불통신-ACPP)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대응 및 친환경 산업 가속화를 위해 산업계에 대한 탄소배출 규제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
유럽의회는 18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탄소배출권거래제(Emissions Trading System·이하 ETS) 개편을 위한 의회·이사회·집행위원회 간 삼자 합의가 타결됐다고 밝혔다.
ETS란 산업 시설과 공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EU 각 회원국에서 정한 수준을 초과할 경우, 초과량에 대한 배출 권리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역내 탄소배출 총량을 조절·제한하기 위한 조처라고 할 수 있다.
EU는 이번 개편에 따라 ETS 적용 분야의 2030년 탄소 배출 감축 목표치를 2005년 배출량 대비 43%에서 62%로 크게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특히 ETS 적용 대상에 해상 및 폐기물 소각 산업 등이 추가되는 등 “거의 모든 경제 영역을 포함하게 된다”고 유럽의회측 협상 대표인 독일의 피터 리제 유럽의회 의원은 설명했다.
‘ETS II’라는 명칭의 별도 제도를 통해 2027년께부터는 건물·도로교통 분야도 포함한다. 다만 에너지 가격 급등 시 ETS II 시행을 2028년으로 1년 연기한다는 계획이다.
역외 수출기업에 적용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확정에 따라 개편의 최대 쟁점으로 꼽힌 ETS의 ‘무료 할당제’는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무료 할당이란 철강, 화학, 시멘트 등 EU내 탄소집약 산업군이 일정 수준까지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하지 않도록 예외를 둔다. 느슨한 규제를 적용 받는 역외 수출기업과 가격 경쟁 등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한 일종의 보호 장치다.
CBAM이 시행되면 역외 수출기업들도 EU와 동등한 수준의 탄소배출 비용을 지불하게 되므로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다.
다만 EU 업계에서는 CBAM이 시행되더라도 일정 기간 산업 보호를 위해 무료 할당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EU는 2026년부터 2.5% 소폭 감축을 시작으로 2027년 5%, 2028년 10%, 2029년 22.5%, 2030년 48.5% 등으로 무료할당 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다. 2034년에는 완전히 폐지한다.
한국 등 역외 수출기업들이 적용받는 CBAM도 2026∼2034년 무료 할당제 순차 폐지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고 유럽의회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유럽의회의 환경위원회 위원장인 프랑스의 파스칼 캉팽 의원은 탄소배출권 가격이 현행 t당 80∼85유로에서 약 100유로(14만 원 상당) 수준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유럽티브에 설명했다.
이는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t당 2만 원대인 한국과는 최대 7배 차이가 나게 된다.
이 밖에 개편안에는 저소득 EU 회원국의 산업 현대화 및 첨단 그린기술 분야 투자를 포함한 지원 확대 방안도 포함됐다.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영세기업,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사회기후기금’ 신설도 잠정 합의됐다.
ETS 개편은 작년 7월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탄소배출량 입법안 패키지인 ‘핏 포 55′(Fit for 55)의 일환이다.
이날 삼자 합의 타결에 따라 개편안은 내년 1월 혹은 2월 중 EU 27개 회원국 동의 및 유럽의회 표결을 거쳐 확정된다.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