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부산엑스포 유치 준비하며 한국 외교 체질 바꿔야”
한총리 “부산엑스포 유치 준비하며 한국 외교 체질 바꿔야”
송고시간 2022-11-30 08:00
한덕수 국무총리는 29일(현지시간)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준비하면서 한국 외교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계기로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한 총리는 이날 특파원·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가 평소에 외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반성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문제가 생기면 그제야 벌떡 일어나 뒤쫓아 다니는 외교보다는 미국, 중국, 일본처럼 평상시에도 (다른 국가를) 자주 방문하고 관리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190여개 국가 중 100여개 국가에는 특별한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고위급 인사가 1년에 두 번쯤은 찾아가 외교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동석한 이도훈 외교부 제2차관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한국) 외교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나라들과 관계를 설정하는 체질이 달라지고 있다”며 “이는 어마어마한 기회”라고 부연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이, 총리가, 장관이 어떤 나라에 방문하면 혼자 가는 게 아니라 기업인, 예술인, 전문가 등이 함께 가기 때문에 그걸 계기로 (폭넓은) 공공외교가 가능해진다”고 부연했다.
이날 오전 BIE 총회 3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연사로 나섰던 한 총리는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아이디어가 PT에 많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지난 6월 2차 PT 때보다 두 배는 많아 보이는 청중 앞에 소개한 3차 PT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과 가수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는데 이 아이디어가 최 회장의 것이었다고 한다.
한 총리는 내심 BIE 대표들이 ‘오징어게임’을 모르면 어떡하나 걱정했으나, 배경 음악이 나오자마자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이 “스퀴드 게임!”이라고 외쳐 자신감을 찾았다고 털어놨다.
한 총리는 아울러 이날 BIE 총회에서 2030년 엑스포 개최를 두고 경쟁하는 도시들의 현지 실사 일정이 정해졌으며, 부산에는 내년 4월 첫째 주에 실사단이 방문한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은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오데사(우크라이나), 로마(이탈리아) 등 3개 도시와 경쟁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은 내년 11월 BIE 회원국 투표로 정해진다.
한편, 한 총리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미국 내부적으로 얼마나 복잡한 사정이 있겠느냐”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미국을 너무 몰아붙이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이 대표적”이라며 “국제사회가 미국을 코너에 몰아버리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국익에 도움이 상쇄될 수 있다는 걱정을 세계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저녁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을 통해 프랑스에서 출국한 총리는 아프리카 모잠비크, 가나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어간다.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