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새총리 미셸 바르니에 누구인가?
Qui est le nouveau Premier ministre français, Michel Barnier ?
지방·중앙·EU서 정치·행정 섭렵
英과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 주도
지난 대선 도전서 ‘위협 이민자 추방’ 등 우파 정책
한불통신 2024-09-06) 프랑스의 새 정부를 구성하고 이끌어 갈 책무를 맡은 미셸 바르니에 새 총리는 다양한 정치 이력을 가진 프랑스 우파의 ‘정치 고수’ 중 한 명이다.
1951년생으로 올해 73세를 맞은 바르니에 총리는 프랑스 5공화국 수립 이후 최고령 총리가 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1월 가브리엘 아탈(34)을 최연소 총리로 임명하더니 이번엔 최고령 총리를 선택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22세인 1973년 사부아 지방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978년 총선에서 사부아 지역구 의원으로 선출된 그는 당시 최연소 하원 의원 타이틀을 가진 데 이어 1982년엔 사부아 역사상 최연소 의회 의장으로 선출된다.
이때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유치에 힘을 쓴다.
15년간 하원 의원으로 활동하다 1993년 의회를 떠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정부의 환경부 장관으로 합류한다.
이어 1995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당선된 뒤 유럽 문제 담당 장관을, 시라크 대통령 재임기인 2004년엔 외무 장관을 역임했다.
그 사이 상원 의원도 한 차례 지낸다.
시라크 대통령에 이어 같은 우파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농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이런 정치적 이력에도 바르니에 총리는 프랑스 정치권에서 주요 정치인으로 손꼽히진 않았었다.
그가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낸 건 유럽연합(EU) 내의 활동을 통해서다.
바르니에 총리는 1999년 EU에서 지역 정책 담당 집행위원으로 임명됐다.
이후 2010년에는 내부 시장 및 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을 맡았다.
2016년에는 영국의 EU 탈퇴를 논의하는 EU 측 수석 협상 대표로 나서 ‘포스트 브렉시트(Brexit)’에 대비해 EU와 영국 간 관계 밑그림을 그렸다.
이 때문에 ‘미스터 브렉시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기반으로 2022년 대선 도전을 선언했으나 2021년 공화당 내부 경선 1차 투표에서 떨어졌다.
바르니에 총리는 오랜 정치 이력으로 노련함을 갖췄으나 정치 논쟁의 한복판에 뛰어드는 ‘파이터’ 스타일은 아니라는 평가다.
신중히 사안을 평가하고 절제된 행동을 한다고 평가받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그를 관료주의적이거나 지루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바르니에 총리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오른쪽에 기울어져 있다.
대표적으로 2022년 대선 도전 당시 프랑스인을 보호하고 심각한 위협이 되는 외국인을 추방하기 위해 공권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요트와 프랑스령 기아나 내 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자동으로 프랑스 국적을 부여하는 제도도 폐지하자고 했다.
좌파 진영이 바르니에 총리 임명에 거세게 반발하고 극우 국민연합(RN)이 “일단 그의 정책 연설을 들어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바르니에 총리는 과거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2021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제대로 통치되지 않았다. 마크롱은 대내외적으로 고독하고 오만한 방식으로 우리나라를 통치했다”고 꼬집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고심 끝에 바르니에 총리를 정부 운영 책임자로 지명했다.
프랑스 정치권에선 바르니에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의 지난 정책을 뒤엎지 않을 것이며 공화당의 정부 지지를 끌어낼 수 있고 2027년 대선에서 범여권 인사를 위협할 존재로 떠오를 가능성이 적다는 점 등을 고려해 총리로 낙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서 최다 의석을 차지한 좌파 진영은 우파 총리 임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엘리제궁은 이날 “대통령은 그에게 국가와 프랑스 국민을 위해 봉사할 통합 정부를 구성할 임무를 맡겼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 임명은 전례없는 일련의 협의 과정을 거쳤고 헌법적 의무에 따라 대통령은 차기 총리와 정부가 가능한 한 안정적이고 최대한 폭넓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는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 수립 이래 최고령 총리다.
정통 우파 공화당원인 바르니에 총리는 3선 하원의원에 상원의원 한 차례, 장관 3차례를 지낸 베테랑 정치인이다.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에서 환경 장관(1993∼1995), 자크 시라크 정부에서 외무 장관(2004∼2005),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에서 농수산부 장관(2007∼2009)을 지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을 두 차례 역임했으며 EU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논의할 때 협상 대표로 활약했다.
2021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나 1차 투표에서 23%의 득표율로 낙선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3일부터 여러 정당 지도자와 연쇄 회동하며 총리 후보로 적합한 인물을 물색해 왔다.
그 과정에서 여러 온건 좌·우파 인물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하원에서 불신임 투표가 이뤄질 우려가 커 번번이 최종 임명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고심 끝에 마크롱 대통령이 바르니에 총리를 선택한 것은 후보군 중에 그나마 불신임 가능성이 가장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파인 바르니에 총리가 자신이 지난 7년간 이뤄온 정책을 되돌리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고 그의 측근들은 일간 르파리지앵에 전했다.
또 정부 운영에 우파 공화당의 지원과 참여를 기대할 수 있는 점, 바르니에 총리가 2027년 대선을 넘보진 않을 것이란 점도 임명 배경으로 꼽힌다.
마크롱 대통령이 총리 인선을 마무리함으로써 내각이 사퇴한 지난 7월16일 이후 50일 넘게 이어진 임시 정부 상태는 끝을 내게 됐다.
바르니에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총리실에서 전임자인 아탈 총리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정부 구성 작업에 돌입한다.(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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