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들 연금개혁에 왜 화났나
Pourquoi les Français sont-ils en colère contre la réforme des retraites ?
한불통신-ACPP) 은퇴 연령을 2년 늦추는 연금 개혁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반발에 대한 진단이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이 나왔다.
서구 어떤 나라보다 은퇴 소중히 여길뿐만 아니라 국가 정체성에 관한 깊은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았다.
NYT는 마크롱 정부의 계획이 서구 어떤 산업 국가보다 은퇴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과 여가의 넉넉한 균형을 숭배하는 프랑스 사회의 깊고 민감한 신경을 강타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인들의 은퇴에 대한 애착은 깊은 역사, 정체성, 어렵게 얻은 사회·노동 권리에 대한 자부심 등이 얽혀 있다.
정부가 인구통계학적 현실을 고려할 때 연금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설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가저항위원회가 2차 세계대전 후 건강 관리 시스템과 함께 도입한 은퇴 제도는 당시 분열된 국가를 하나로 묶기 위한 일련의 사회적 조치였다.
브루노 크레티앵 사회보호연구소는 이 제도는 활동적인 노동자들이 노년층의 연금을 지불하고 상호의존성을 형성하도록 설계되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일종의 사회적 평화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이들이 연금제도가 만들어졌을 때보다 훨씬 더 오래 살게 되었다.
또 이를 지탱하는 ‘모터’인 젊은 노동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크롱 대통령과 정부는 연금 시스템이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고 연금의 견고한 재정적 기반 구축을 위해 연금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은퇴 연령을 늦추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이후 연금액과 기대수명은 빠르게 늘었다.
이제 평균 연금 수급자는 적은 비용으로 이전 수입의 75%를 받으며 일반 국민보다 넉넉하게 살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은퇴자의 4.4%만이 빈곤선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프랑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평균적인 프랑스인은 인생의 4분의 1 이상인 22~26년을 은퇴 생활로 보낸다.
파리 인섹경영대학원(IBC) 세르주 게랑 교수는 “은퇴는 이제 죽음을 앞둔 짧은 유예기간이 아니라 인생의 오후, 축복받은 시간”이다.
“손주들과 즐기고 여행하고 자원봉사 하는 자유의 시간이자 평생 노동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즉, 워라밸의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한다.
또 일과 가정, 여가, 건강, 자기개발, 사회활동 등의 삶을 조화롭게 하여 행복한 인생을 영위하기 위한 것을 의미한다.
몽테뉴연구소가 내놓은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프랑스인은 현재 직장에 만족하면서도 일이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절반은 현 은퇴 연령 62세도 너무 늦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티앵 사회보호연구소 소장은 또다른 설명을 내놓는다.
프랑스의 사회보호시스템은 미국에 의해 퇴색되던 2차 세계대전 후 만들어진 것으로 국가적 자부심의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프랑스인들이 이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부가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연금 개혁 법안 제출했다.
하지만 파리는 물론 프랑스 전국 도시와 마을들이 수백만 명이 참가하는 반대 파업과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며 7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제6차 시위에 역대 최다 인원이 참가했다.
내무부는 이날 시위에 128만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고, 시위를 주최한 노동총동맹(CGT)은 350만명이 거리로 나왔다고 자체 집계해 큰 차이를 보였다.
정부와 주최 측 추산에 3배 가까이 차이가 있지만, 지난 1월부터 이어진 시위 중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다는 평가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지금까지는 지난 1월 31일 2차 시위에 참여한 인파가 가장 많았다.
당시 내무부는 127만명, CGT는 280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이날 280곳이 넘는 지역에서 열린 시위는 대부분 평화롭게 마무리됐으나 파리, 리옹, 낭트 등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을 빚기도 했다.
파리뿐만 아니라 리옹과 낭트 등에서도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 가스를 뿌리고, 물대포를 분사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그는 연금제도는 프랑스 사회보호시스템의 가장 큰 부분이다.
“어떤 면에서 프랑스인들은 은퇴 연기를 자신들의 정체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문제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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