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 최초 국어사전 원고
말모이 국어사전 원고
Premier manuscrit de dictionnaire coréen de Malmoy, 1910
최초 집필한 국어사전 원고
한불통신 2024-09-16) 국립한글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말모이’ 원본국립한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말모이’ 원고(1910년대)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집필한 국어사전 원고이다.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의 주시경(周時經, 1876-1914)과 그의 제자 김두봉(金枓奉, 1889-?), 이규영(李奎榮, 1890-1920), 권덕규(權悳奎, 1891-1950) 등이 1911년부터 사전 편찬 작업에 몰두한 이유는 말과 글을 닦아 국권을 회복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편찬 작업은 어려운 시대 상황과 맞물려 난관을 겪었는데, 편찬 작업이 한창이던 1914년 주시경이 갑작스러운 복통을 호소하며 불과 39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이후 김두봉이 나서 말모이의 바탕이 되는 문법책인 ≪조선말본≫을 간행했으나, 3.1운동 이후 일제의 수사망을 피해 상해로 망명해야 했고 이규영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완성 단계에서 사전을 출간하지 못했다.
이후 말모이 원고는 애국계몽단체 계명구락부(啓明俱樂部)와 조선어사전편찬회의 사전 편찬사업으로 이어져 우리말 사전의 기틀이 됐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과 한글문화 발전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말모이’ 원고의 원본을 소장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기획전시 <사전의 재발견>의 1부 ‘우리말 사전의 탄생’에서 전시하고 있다.
현재에는 ‘말모이’의 모든 원고가 남아있지 않고 첫째 권으로 보이는 올림말 ‘ㄱ’부터 ‘걀죽’까지의 원고가 남아 있어 사전의 체제를 짐작할 수 있다.
원고의 표지 제목은 ‘ㅁㅏㄹ ㅁㅗㅣ’로 가로로 풀어썼고, 240자 원고지에 붓글씨로 기록했다.
‘알기’, ‘본문’, ‘찾기’, ‘자획 찾기’의 네 부분으로 구성했는데, ‘알기’는 범례에 해당하는 6개 사항을 제시하고, 어법 용어(예: (제) [名詞], (억) [副詞] 등)와 전문어의 약호(예: [倧] (大倧敎), [佛] (佛敎) 등)를 나열했다.
아쉽게도 ‘말모이’ 원고가 ‘ㄱ’부터 ‘걀죽’까지만 남아 있어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지만 한글 연구와 관련한 중요 자료이다.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전문어 등을 포함한 언어사전의 성격을 지니는 최초의 국어사전이며, 어미와 조사를 포함한 토씨를 독립된 품사로 설정하는 등 한국어 문법사 연구에 의미가 있다.
한글 표기나 한국어 어휘 변천사를 이해하는 데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우리말 사전 편찬의 역사를 기술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소장품이다.
#말모이, #국립한글박물관, #조선어사전편찬회의, #최초국어사전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