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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컬렉터가 지켜온 원계홍의 작품전

Won Kye-hong et Paul Cézanne

원계홍과 폴 세잔 Paul Cézanne

성곡미술관 회고전

원계홍 ‘수색역’, 1979[성곡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불통신-ACPP) 서양화가 원계홍(1923∼1980)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원계홍은 일본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미술을 좋아해 사설 미술아카데미에서 그림 공부를 시작했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다.

입체파를 탄생시킨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는 폴 세잔 등의 영향을 받은 그는 골목 풍경과 정물화 등을 주로 그렸다.

특히 1970년대 말 작업한 골목 풍경 연작은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이전 서울 변두리의 뒷골목을 회색 주조로 단순한 기하학적 구성으로 그려냈다.

이번 전시는 마지막 유작전인 1990년 공간화랑 전시 이후 33년 만이다.

심장마비로 57세에 세상을 떠나기 이전 단 두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사후에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1989)을 비롯해 세 차례 회고전이 열렸을 뿐인 그의 작품을 다시 세상에 불러낸 배경에는 두 사람의 수집가(컬렉터)가 있었다.

 

원계홍 ‘골목’ 1979[성곡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89년 원계홍이 살던 서울 부암동에서 우연히 부동산 중개소를 찾은 김태섭 전 서울장신대 학장은 매물로 나온 원계홍의 집을 둘러보다 그의 그림에 반한다.

집과 그림 200점을 한꺼번에 구입해 지금껏 소장해 왔다. 김 전 학장은 아직도 그 집에 살고 있다.

또 다른 컬렉터인 윤영주 우드앤브릭 회장(전 크라운제과 대표)이 있다.

1984년 서울 공창화랑에서 열린 첫 유작전을 통해 작가를 알게 됐고 이후 구입한 작품들을 계속 소장해 왔다.

이수균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두 소장가를 두고 “이름 없이 먼지처럼 흩어져 버릴 뻔했던 작가와 작품을 보호했다”.

“원계홍은 두 예술 애호가의 관심 덕분에 다시 세상에 나와 빛을 발할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 사람이 소장한 원계홍의 작품 100여점과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

골목 풍경과 정물화 외에 은지화와 인물화 등도 볼 수 있다.

전시가 입소문을 타면서 전시장에는 평일에도 관람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작가의 그림 속 옛 골목의 실제 풍경을 떠올리며 보러오는 관객들도 많다고 미술관 측은 전했다.

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방탄소년단의 RM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원계홍의 그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전시는 5월21일까지. 유료 관람.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zitrone@yna.co.kr

(끝)
#원계홍, #성곡미술관, #윤영주 우드엔브릭, #김태섭 전 서울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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