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尹대통령 퇴진 집회 “쿠데타 시도” “나라 망신”
Rassemblement à Paris appelant à la démission du président Yoon, « tentative de coup d’État » et « honte au pays »
프랑스 교민 300여명 트로카데로 인권광장 모여
“민주주의, 한순간에 엎어질 수 있단 교훈”
한불통신2024-12-07) 프랑스 파리에서 7일(현지시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교민 300여명은 이날 오후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촉구했다. 트로카데로 광장은 에펠탑 전망 명소로 전 세계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재불(프랑스) 행동시민연합의 박성진 대표는 시국 선언문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무도한 친위 쿠데타 시도”였다며 “명명백백한 내란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그런 윤석열을 탄핵하기 위해 국회가 탄핵안을 발의했으나, 계엄 해제 의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해 표결이 무산됐다”며 “국민의힘은 스스로 윤석열의 친위부대이며 내란 공범이며 국민의 적임을 천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국민의힘이 사실상 투표에 불참해 재적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탄핵안은 재적의원 중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가결되는데 의결 정족수가 5명 부족해 개표도 하지 못한 채 ‘투표 불성립’이 선언됐다.
이날 시위에 나온 유학생 이예빈(25)씨는 “계엄이란 단어 자체가 나와서는 안 되는 시대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너무 황당해서 말도 안 나온다”며 “제발 빨리 좀 (자리에서) 내려왔으면 좋겠다. 나라 망신도 이런 나라 망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단체로 탄핵인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와중에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며 “보란 듯이 본회의장을 떠난 자체가 국민을 너무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10살, 3살 두 아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김모(45)씨는 “피가 끓어서 나왔다. 이번 일은 엄연한 쿠데타이고 내란”이라며 “하루빨리 자리에서 내려와서 심판받아야 한다”고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주의가 쉽게 쟁취될 수 있었던 게 아니었구나’, 동시에 ‘민주주의는 누군가에 의해서 한순간에 뒤엎어질 수도 있겠구나’ 라는 교훈 아닌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에도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이 피해당한 걸 생각하면 힘을 합쳐야 할 텐데,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꿔버리니 너무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했다.
시위엔 일부 프랑스인도 함께했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마야(20)씨는 “한국을 여행한 적이 있고, 한국에 친구들도 있어서 한국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시위에 나선 분들과 뜻을 함께한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대거 모여 있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한 프랑스 노부부는 “한국 상황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통령이 그런 일을 했다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한국 대통령이 사임할 때 마크롱 대통령도 함께 데려가라”는 뼈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정부가 의회에서 불신임된 이후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파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계엄, #국민의힘